2020. 5. 5. 22:39ㆍ책

올해 들어서 공감 대화법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
조모임을 하면서 내 주장을 펼치다가 감정이 격양된 적도 있었고, 만나는 사람에게 내 가치관을 강요하려고 해서 갈등이 생긴 적도 있다.
머리가 커지면서 가치관이 더 확고해지고 일처리에서 효율성을 따지다 보니 침묵하고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법을 잊은 적이 많다.
앞으로 일할 때나 인간관계를 맺을 때 대화가 더욱 중요해질텐데 내가 듣는 법을 잘 모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생 때 고등학교 또래 상담사로 활동했었다.
상담사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공감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친구의 고민에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그저 잘 듣고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것.
그때는 와, 듣기만 하는 되는 거였어? 상담이 어려운 게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것만큼 어려운 게 없다.
최근 공감 대화법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관련 책을 찾아보았다. 생각보다 관련 책이 많지 않았다.
학교 도서관에서 '대화' 관련 책들이 있는 코너에서 고른 책이 '정신과 의사에게 배우는 자존감 대화법'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순한 말이든 독한 말이든 그 말이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기 전에 그 말을 하는 사람에게 먼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pg. 25 '마음 속 독한 말은 그 말을 품은 사람을 가장 먼저 상하게 한다'
당신이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도 있고,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인생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마음밭을 잘 가꾸고, 마음속 말을 잘 보듬고,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을 잘 다스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pg. 35 '혀끝에 독을 품고 산다면 살모사보다 나을 게 없다'
'공감 듣기'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부단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세상의 많은 일이 그렇듯, 공감 듣기 역시 저절로 되는 건 아닙니다. 공감 듣기는 상대방이 하는 말에 당신의 모든 관심을 온전히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이 무엇이든, 공감 듣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당신의 모든 마음의 에너지를 그에게 쏟는 것입니다.
-pg. 58 '당신의 소통과 인간관계에 공감이라는 엔진을 장착하라'
'비폭력 대화'의 저자 마셜 B. 로젠버그 박사는 공감으로 듣기를 방해하는 장애물을 몇 가지 꼽았습니다.
1. 조언하고 충고하기 : "내 생각에, 넌 이렇게 해야 해."
2. 가르치기 : "힘들지만 이건 좋은 경험이니까 여기서 배우도록 해."
3. 말 끊기 : "그만, 이제 기운 내자."
4. 동정하기 : "참 안됐다, 어쩌냐?"
5. 심문하고 조사하기 : "언제부터 그랬어?"
6. 설명하고 해석하기 : "그건 말이야, 이렇게 된 거야."
7. 무조건 안심시키기 : "걱정하지 마, 다 잘 될 거야!"
8. 타이르기 : "마음을 가라앉혀!"
9. 침묵을 참지 못하고 아무 말이나 하기.
위에 정리된 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공감 듣기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말하기'입니다.
-pg. 62 '당신의 소통과 인간관계에 공감이라는 엔진을 장착하라'
'그런데'나 '하지만' 같은 말들은 무장 해제 기법까지 써가며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던 바로 그 사람이 사실은 자기변호를 하는 중이라는 걸 보여줄 따름입니다. 게다가 앞에서 맞장구쳤던 것도 뒤에 하는 이야기들을 하기 위한 방책으로 그리 한 것뿐이라는 심증을 제공합니다.
-pg. 80 '당신의 입에서 사라지게 해야 할 3가지 말'
적극적 경청에는 자기가 들은 바가 정확한지, 앞서 이야기한 사람의 말들을 되풀이해 이야기해주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
상대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그에 맞받아쳐해야 할 말을 생각하다 보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거의 듣지 못하게 됩니다. '반영적 경청'을 하면 대꾸할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집중하는 힘이 세집니다.
-pg. 132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치며 반응하고 들은 내용을 확인하며 경청하라'
상대방이 말하는 동안에 침묵을 지키는 궁극의 경지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동안 당신이 할 말을 준비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자기 딴에는 잘 듣는다고 나름대로 애쓰다가 실수하는 많은 사람이 빠지는 함정이 바로 이것, '듣는 동안에 할 말 준비하기'입니다.
......
나는 뭐라고 말을 해줄까 - 나는 누군가 했던 말이 가슴에 깊이 와 닿아서 피가 되고 살이 됐던 경험이 있나요? 아쉽게도, 어떤 말을 듣고 깊은 상처가 남은 기억들은 흔하지만 당신이 들었던 이야기가 두고두고 마음에 울림이 되었던 기억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몇 순간 안 될 겁니다. 그 몇 순간을 당신이 꼭 만들어주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세요. 이와 반대로, 상대방이 당신 이야기에 온 존재를 다 기울여 들어주는 따뜻함은, 그게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순간인지 하는 걸 다 잊더라도 남는 감정입니다. 상대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어서 궁리하는 중이라면, 좋은 말 대신 좋은 귀를 주면 좋겠습니다.
-pg. 334 '상대방의 말을 듣는 동안 당신이 할 말을 준비하지 마라'
경계를 넘어오는 사람에게 "여기서부터는 넘어와서는 안 되는 저만의 영역입니다"라는 말을 할 때는 최대한 간단하게 말하는 게 좋습니다. 설명이 길어지면 상대방이 더 잘 수긍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건 지나치케 순진한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경계를 잘 지켜서 상대방의 힘이 당신 쪽으로 넘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건 주도권을 그에게서 당신에게 가져오는 일이기도 합니다.
......
적어도 당신만은 당신 편을 들어주어야 합니다. 당신이 누군가에 의해 명백히 경계를 침범당했다고 느끼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당신이 당신 자신을 위해 과감히 나서야만 합니다.
"지금 하신 말씀이 저에게는 좀 거슬리는데요."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가 맞으세요?"
"제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죠?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어요?"
등의 이야기들은 상대방이 '앗, 내가 이 사람의 발을 밟고 있구나!' 같은 생각을 하도록 유도하기에 충분합니다. "방금 뭐라고 하셨죠?"는 의사소통 전문가 샘 혼이 자신의 책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에서 적극적으로 추천한 대사입니다.
-pg. 354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과 상처 받지 않고 대화하기'
타인의 아름다움 (메리 헤스켈)
타인에게서 가장 좋은 점을 찾아내어
그에게 이야기해주십시오.
우리 누구나 그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타인의 칭찬 속에서 자라왔습니다.
그것이 우리를 더욱 겸손하게 했습니다.
그 칭찬으로 하여
사람은 더욱 칭찬받을 만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진실한 의식을 갖춘 영혼은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무엇을 발견해낼 줄 압니다.
칭찬이란 이해입니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누구나 위대하고 훌륭합니다.
누군가를 아무리 칭찬한다 해도 지나침은 없습니다.
타인 속에 있는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을 기르십시오.
그리고 찾아내는 대로 그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힘을 기르십시오.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 헤르만 헤세 (0) | 2022.03.19 |
---|---|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 아비지트 배너지, 에스테르 뒤플로 (0) | 2020.05.27 |
혜민 스님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관계의 장> (0) | 2020.04.21 |
나를 흔든 시 한 줄 - 정재숙 (0) | 2020.03.20 |
끝과 시작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0) | 2020.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