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 아비지트 배너지, 에스테르 뒤플로

2020. 5. 2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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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MIT 교수 부부 에스테르 뒤플로와 아비지트 배너지가 더 인간적인 세상을 위한 경제학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한다.

 

<상어의 입> - 이주 문제에 관하여

캄보디아 여행 중 방문하게 된 '톤레삽 호수'. 나는 아직도 이곳에서 느낀 감정을 잊을 수 없다. 여행사에서는 이곳을 동남아시아 최대의 호수 및 수상촌으로 소개하지만, 그 수상가옥들은 베트남 전쟁에 피난을 온 난민들이 사는 곳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베트남과의 전쟁에서 매우 아픈 기억이 있기에 이들을 받아주지 않아, 할 수 없이 물 위에서 살게 된 사람들이다. 관광객들은 작은 배를 타고 그 집들 사이를 지나가면서 사진을 찍는다. 방문 전날, 가이드는 우리에게 호텔에서 칫솔, 비누 등의 어매니티를 챙겨오라고 했었다.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배에 올라타 이 수상가옥들을 구경했고, 수상가옥에 사는 사람들은 익숙한듯 문 밖으로 나와 손을 뻗었다. 우리는 '배에 타고 있기에' 그 위생용품들은 던져주었다. 불필요한 전쟁으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처참히 무너지는 모습이었고 그것을 보는 나는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버스로 돌아오는 길에 이유없이 계속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는 내 모습조차 위선적이어서 그런 내 자신이 너무 싫었다. 

 

이주민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걱정해야하는 대상은 저숙련 이주 노동자들이 아닌, 고숙련 이주 노동자들이다. 저숙련 노동자들은 그 사회 사람들이 꺼려하는 직업들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 사회 구성원들과의 경쟁 구도가 매우 약하며 저숙련 노동 임금을 낮추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노동을 제공해 주고(공급 증가), 또 그 지역에 살면서 그 지역의 시장경제를 활성화시킨다(수요 증가).

노동 시장의 수요-공급 변화 (저숙련 노동시장)

반면, 지식/기술을 가지고 넘어온 고숙련 노동자들은 기존 사회 구성원들과 경쟁구도를 가지게 된다. 이들은 그 나라 사람들보다 비교적 낮은 임금으로 일하려는 의지가 있기 떄문에 임금을 낮출 수 있다. 합당한 자격증을 가진 외국 의사 혹은 간호사가 현지인보다 더 낮은 임금으로 일하겠다고 한다면, 병원으로서는 그 사람을 채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사실은 이렇지만,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고숙련 노동자들을 '좋은 이민자'라고 칭하며 이들의 이민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거지 소굴 같은 나라들 shithole countries', 예를 들어 멕시코와 같은 나라들과는 벽을 쌓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기업가정신센터에 의하면 2017년에 매출 기준 미국 500대 기업(fortune 500) 중 43퍼센트가 이민자나 이민자의 자녀에 의해 창립되었다.또한 이민자가 세운 기업은 상위 25개 기업의 52퍼센트, 상위 35개 기업의 57퍼센트를 차지했으며,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13개 기업 중 9개를 차지했다." -59pg

우리는 이주민들이 '기회의 땅'으로 다들 오고 싶어서 난리가 난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쟁, 박해, 재난 등 떠나지 않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사람들은 고향에 머무는 것을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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